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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20 22:12

장송 선교와 분재선교

글쓴이 : 정병갑목사 (121.♡.10.9)

오랜 친우이고, 우리교회가 협력사역을 하는 조용성 선교사님으로 부터 귀한 글이 와서 올립니다.
선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기를 바랍니다.

장송(長松)선교와 분재선교

소나무 씨앗은 날개가 있다. 어떤 것은 옥토에도 떨어지고 어떤 것은 바위에도 떨어진다. 옥토에 떨어진 소나무 씨앗은 20년 만 지나면 장송(長松)이 된다. 바위에 떨어진 씨앗은 20년이 지나도 30센티도 안 되는 분재가 된다. 분재는 동료 씨앗이 옥토에 떨어져 무럭무럭 자라 나무꾼의 손에 베어가 건물의 기둥이 될 때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분재는 곁에서 친구 장송이 베어간 모습을 보며 자리를 지켜야 한다. 한 여름의 작열하는 태양에서도 견디어야 한다. 엄동설한 살을 애는 추위 겨울에도 아픔을 견디어야 한다. 분재는 바위를 깨는 생명력이 있다. 분재는 바위를 깨기 위해서 견뎌야만 한다. 분재가 없으면 바위 지역은 영원히 옥토가 될 수가 없다. 언제가 그 땅에 옥토가 될 것을 기대하며 고통을 견디어야만 한다.

이슬람권 사역자들은 바위 위에 떨어진 분재와 같은 인생들이다. 20년 30년이 지나도 사역의 열매도 없다. 추수지역처럼 거두는 기쁨도 없다. 선교의 주변 인생들이다. 선교 대회에도 변두리들이다. 같은 해 떠난 동료 선교사들은 사역지에서 많은 교회들을 세운 소식들을 듣게 된다. 그러나 이슬람권 사역자들은 꽃다운 젊을 바쳐 선교했는데도 한두 명의 형제들과 씨름해야 한다. 선교지에서 까지도 선교사로 여기지 안 는다. 선교사란 말도 듣기를 거부 한다. 선교사 신분이 드러나면 추방당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열매 없는 지역을 후원한 교회들에게도 미안한 맘이 든다. 자기들과 의사결정 없이 부모 따라 온 자녀들 까지도 이슬람 교육하는 현지학교를 보낸다. 돌 작 밭과 같은 버려진 땅에서 오랫동안 홀로 싸운다. 먼 훗날 이 땅이 영적 옥토가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뒤에 오는 후배 들이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오늘도 작열하는 태양과 바위 위에서 돌들을 하나씩 하나씩 제거하는 작업을 해간다.

열매 없는 이슬람 땅에서 꽃다운 인생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절대 그대의 시간 낭비가 아니다.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주님의 맘을 알기 바란다. 허무한 이슬람 종교에서 죽어가는 한 영혼이라도 붙잡고 씨름하길 바란다. 지금은 잊혀진 땅에서 수고하는 그대들이 별로 소중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대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바위를 깨고 분재로 사는 이들을 귀하게 여길 날이 온다. 주님은 분재를 좋아하실까? 옥토에 심겨진 우람한 장송나무를 좋아하실까? 한가지 기억하길 바란다. 예수님도 바울 사도도 요한 사도도 다 분재의 길을 걸었다.

바울 사도는 험난한 선교의 길을 분재 선교로 승화시켰다. " 내가 다시 말하노니 나를 어리석은 자로 여기지 말라 만일 그러하더라도 나로 조금 자랑하게 어리석은 자로 받으라...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하는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세 번 태창으로 맞고 한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는데 일주야를 깊음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거짓형제들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며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외의 일은 고사하고 오히려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고후11:16-31)

레바논의 백향 목은 일 년에 일센치 자란다고 한다. 해발 1000미터 넘는 고산에서 눈비와 찬바람을 맞으며 자란다. 이렇게 조금씩 자란 백향 목은 100년 정도 자라야 사람 키만 하다. 바위에서 자란 분재처럼 자란 레바논의 백향 목은 나무 중에 견고한 나무가 된다. 이슬람 선교는 분재 선교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기 기다림의 선교를 배운다.

조용성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