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모가 먼저 책읽기에 앞장서자

뉴스메이커 | 기사입력 2008.05.08 19:40

독서지도사 최금순씨 가족의 예… 가족간 대화 달라져

미래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인재를 원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문화의 바다', 특히 '책의 바다'에서 뛰어노는 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지만 책 읽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도서 지도사인 최금순씨가 지도하는 독서스쿨의 아이들.

독서지도사인 최금순씨는 부모가 해주지 못하는 책읽기 교육을 대신해주는 독서도우미 역할을 3년째 해오고 있다. 최씨는 두 아들을 키우면서 무엇보다 독서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사춘기의 방황에는 독서만한 '약'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아들은 책을 가까이 하면서 사춘기를 의식하지도 못한 채 지나갔다.

두 아들이 책을 가까이 하게 된 계기는 부모가 먼저 책을 가까이 했기 때문이다. 최금순씨는 먼저 남편 오종석씨와 함께 책읽기를 실천했다. 책읽기가 일상이 되자 부부간의 대화에도 책이 화제에 오른다. 이전에는 TV를 보는 게 전부였고 부부간, 부모·자녀 간에도 할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부모가 책읽기에 앞장서자 가족 간의 대화와 '문화'가 달라졌다.

최씨는 남편과 함께 독서지도사 교육을 6개월 동안 받고 교회에서 '독서 스쿨'을 시작했다. 독서 스쿨은 처음 초·중·고생 22명으로 시작했다. 책읽기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모가 아이들을 맡겼다. 독서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아가피아'에서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익혀 체계적인 지도에 나섰다. 독서스쿨은 모두 9단계까지 진행되는데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실생활과 연결해 토론한다. 어려운 단어를 찾아 뜻을 이해하고 짧은 글짓기를 하게 한다. 토론 후에는 책의 내용을 감상문으로 내야 한다.

22명에서 시작해 지금은 7명만 남았다. 지금 남아 있는 아이들은 모두 초등학생이다. 상급 학교로 진학해 더 이상 참가할 수 없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부모가 책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공유하지 못해 그만두게 한 경우도 있다. "당장 아이의 성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죠.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냐며 학원으로 보내기도 합니다. 책읽기를 장기간 계속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학습력을 높여준다."

반면 1년 넘게 책읽기를 해온 초등학생들은 웬만한 성인보다 높은 독서력을 갖게 됐다. 인터뷰 중에도 아이들은 게리 폴슨의 '손도끼'라는 소설책을 계속 읽었다. 읽는 속도나 집중력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최씨는 "1년 정도 지났는데 아이들의 독서 수준이 너무 높아 수업 때마다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하영(백신초 5)양은 책읽기를 하고 난 후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식이 많아지고 생각 주머니가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영범(모당초 4)군은 감성과 창의력이 풍부해졌다고 한다. 김태희(풍동초 3) 군은 벌써 성경을 '4독' 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게 신기해요. 끈기 있고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손도끼'에 대해 느낀 점을 묻자 태희가 거침없이 한 말이다. 자신의 아이를 지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의 힘으로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최금순씨를 보면서 새삼 책읽기의 중요성이 다가왔다. 독서야말로 아이들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을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 최효찬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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